불혹이 찾아왔다. 아직 40은 아니지만, 40은 불혹이라 한다.
난 요즘 불혹을 느낀다. 크게는 이성에 대해서다.
요즘은 섹시한 여자의 사진을 봐도 예전처럼 정신못차리지는 않는다.
이런 내가 어색하다. 이것이 불혹인가? 다시 이성을 모르던 초등학교때의 나로 돌아간 것 같지만,
그때보다도 이성에 둔감해진 것 같다.
불혹이라. 정말 불혹을 체감하니 어색하다.
인스타의 벗은 여자들이 더 이상 재미가 없다. (물론 전혀 무감각한 정도는 아니다)
불혹이 오니 인생이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.
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짧지는 않았는데, 인생무상이랄까.
이제 한 10년을 지내고 나면 은퇴를 해야한다. 벌써.
근데 난 아직 그대로다. 내안의 나는 그대로다.
욕구가 바뀌었지만, 내안의 나는 그대로다.
7살 유치원을 다니던, 8살 초등학교에 처음 갔던, 10살 우주소년단 캠핑을 갔던 나는 여전히 그대로다.
그런데 곧 40이 된다.
엄마, 아빠는 원래 처음부터 엄마 아빠였다. 그런데 지금보니 엄마, 아빠도 나처럼 7살, 8살 그들이 그대로 안에 있을 것이다.
나이는 그냥 육체의 모습이다. 그 안의 사람은 그대로다.
이제 클럽을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. 청춘이 끝났다고 보긴 어렵지만, 정신없던 어린 청년의 나는 끝났다.
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, 10년 후 50이 되고, 그 10년 후 60이 될 것이다.
60까지도 20년 밖에 안남았다.
10년이 지나면 난 50이 되어 있을테고, 어쩜 아빠, 엄마는 이제 없을 수 있다.
무엇을 위해 사는 가 싶다.
시간은 유한하고, 내 육신도 유한하다.
최대로 행복하게 살아도 결국은 죽는다.
늙지도 죽지 않는다 생각해보니, 그것도 참 괜찮다. 게을러지지 않을 것 같고 계속해서 뭔가를 추구할 것 같다.
하지만 이 세상은 그렇지 않다.
태어나고 죽으면서 유전자는 이어간다. DNA입장에선 난 그냥 거쳐가는 것.
엄청난 부가 찾아와도, 엄청난 건강이 내게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약해지고 죽는다.
불혹이 찾아오니 삶의 목적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.
이전에는 이성과의 만남이 삶의 목적과 같았는데 이젠 큰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.
세장을 좋게 만들어도 천년, 만년 중에 내가 기여한 세상은 그저 찰나일뿐이다.
그림그리며 춤추며 살다 때되면 가겠다.
앞선 사람들이 그랬듯이.
'생각' 카테고리의 다른 글
내 삶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무엇일까? (0) | 2021.03.01 |
---|---|
output의 중요성 (0) | 2021.02.20 |
글은 계속 쓰는게 좋다 (0) | 2021.02.15 |
자신감에는 근거가 필요하다 (0) | 2021.02.09 |
돈은 뇌로 버는 것 (0) | 2021.01.22 |